너는 / 류경희
있는 듯 없는 듯
마시면 참 좋은 향이 나는
너는
녹차 맛이다
대 자연을 닮았고
때로는 고즈녁한 산사 같기도한
너는
꽃말이 숨겨진 사랑이라고하는
데이지를 닮았다
내 곁에 있는듯
또 내가 찾지 않아도
찾기전에 와 있어주는
너는
밀월이다
더 이상 보여지지 않고
더 이상 주지 않는
너는
야트막한 담이다
내가 보고싶을 때
돌맹이 위에 올라서든지
까치발을 들고
폴짝 폴짝 뛰어 보든지
보일듯 말듯한 너의 마음은
선비들이 좋아 했다는 신비로운 매화 꽃이다
나무 한 그루에 진리가 있는 것 처럼
너는
나의 마음속에 가득찬 우주의 사랑과 기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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