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이를 치유하시는 당신은
고통을 없애는 이가 아니라
그 아픔의 뜻을 알게 하시는 이십니다
눈먼 자를 치유하시는 당신은
어둠을 없애는 분이 아니라
빛의 환희를 알게 하시는 이십니다
절름발이에게는 한 쪽 성한 발의 감사를
갇힌 이에게는 복받치는 깊은 자유를
앉은뱅이에게는 두 손의 온전함을
되씹게 하는 당신의 치유
당신은 내가 아프고 괴로운 부위에
집착을 내리부을 때
당신은 내 눈길 안 닿는 이 역사의 상처까지
세밀하게 만져주시는 이십니다
당신의 치유는 사랑의 깊음에서 오는
생명의 오름입니다
치유의 주님 / 김진 (시집, ' 나의 질긴 외로움을 만지시는 이'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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