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 / 동목 지소영
뒷모습 차마 바라 볼 수 없어
당신을 버렸어요
잡았던 온기
차라리 녹아 버리라
장작을 태웠더랬지요
당신이 없는 동안
많이 아팠어요
밤하늘만큼 어두웠어요
달도 별도 긴 외출을 하고
텅 빈 집
영혼 하나, 하얀 사슴 되어
산야를 뛰어 다녔어요
당신께 물렸던 살점도
더 가을일 수 없었어요
사모로 넘친 물밑에서
나를 기다리시고
떨어진 낙엽더미 사이로
빛의 손길 던지시어
당신은 나를 회복시키십니다
똑똑
저 돌아 왔어요
험한 벼랑 죽음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