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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선하도영
2015. 8. 7. 12:13
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 동목 지소영
밤이 길어
깨어 있는 만큼 쓸쓸해지는 시간
가난한 세상의 절규가
물 위로 배척되고
검은 파도를 일구곤 했습니다
허기진 사람들은 웅성거리고
얼룩말 발굽이 구제역이라며
하얀 버짐을 피우고
아, 내가 선 땅은
노을의 그림자에도 얼굴을 붉히곤 하네요
조건에 기우는 내가 미워
거울을 거꾸로 문지르기도 하고
출렁거리는 불빛에 다스려 왔던 손과 발
어느 날은 부담스러워
비누거품을 내기도 합니다
욕심이 아니라 하면서
부푼 배를 더 채우려 하고
사치하지 않는다며
상품명을 보는 습관이 싫어서
볼을 툭툭 치기도 해요
창가에 기대이면 그래도
아련한 봄 안개의 유혹에 가슴은 풀리고
꽃잎 비비는 입술
부르트는 젖줄
그들의 환희로운 올가즘에
내 사랑의 풍경이 닮아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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