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 내리는 날 / 김윤진
말이 없다
하얗게 내리는 눈은
언제나 말이 없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할 말을 잃게 했을까
무언의 말을 하는 걸까
펑펑 내리는 함박눈은
첫눈의 환상을 갖게 한다
발밑에서 사각사각 속삭이는
너의 밀어를 듣고파
귀 기울여본다
너의 혼잣말이
나의 사색으로 이어지는 시간이다
종종 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렴
함박꽃송이 같은 흰 눈은
우리 마음을 활짝 열어준다
그것은 피어나는 그리움
눈 내리는 날은
그리운 사람을 만나야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