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 하원택
비 오는 날에
나는 빗물이 되고 싶다.
그리운 당신의 어깨를 촉촉이 적시는
빗물이 되고 싶다.
비 오는 날에 나는 강가에 피어오르는
하얀 안개가 되고 싶다.
그리운 당신의 온몸을 감싸 안아 줄 수 있는
하얀 안개가 되고 싶다.
비 오는 날에 나는 내리는 비를 맞으며
하염없이 걷고 싶다.
그리운 당신의 우산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그 길을 걷고 싶다.
비 오는 날에 나는 비를 따라 흩날리는
작은 바람이 되고 싶다.
그리운 당신이 머무는
그곳으로 내 향기를 날려 보낼 수 있도록
어딘가에서 나를 향해
따뜻한 가슴으로 안아줄
그리운 당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당신의 향기를 느껴보고 싶다.
참 향기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