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영상시

삶은 곧 그리움이다

선하도영 2007. 7. 27. 13:27
      
             삶은 곧 그리움이다
                                        /架痕 김철현
      비가 오는 날 창밖을 내다보면서
      문득 그리워할 이가 있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외로움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절망의 끝으로
      밝은 빛을 보는 소망과 같이
      넘쳐 오는 삶의 희열이다.
      모퉁이 진 화단의 흙더미에
      이름도 없이 아무도 모르게 피어난 
      작은 꽃 한 송이를 보면서 
      꽃을 유난히도 좋아했던 사람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 여유가 있다는 것은
      죽음을 향해 떠밀려가듯 사는 세상에
      현실을 이기며 살아가는 의미이다.
      끓어오르는 한 잔의 커피 향에  
      여느 때와는 다른 그리움의 내음이 날 때  
      머리를 처박은 삶의 틀에 끼여
      사랑하는 이를 생각해볼 시간조차도 없이
      각박하게 살아 온 자취를 돌아보며
      혀끝에 맴도는 맛이 채 사라지기 전에
      비어버린 잔을 채우는 것은 또 다른 그리움이다.
                                                                       架痕 哲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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