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떠나 가고 있다.. / 박병구
심한 열독을 내 품으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스런 불면에 밤을 안겨 준
지독하게 미운
여름이 떠나 가고 있다.
무슨 아쉬움이 그리 많아서인지
저 만치서 다가오는
가을에 환상을
힐끗 힐끗 쳐다보며
황급히 달아 나고 있다..
여름은 말 한다.
가을아,가을아~~~
나 아직 떠나기에는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조금만 더 머믈다 떠나면 안 되느냐고
이토록 허무하게 떠날 수 없다고,
자신의 과오를 무지 한 채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는 양
계절의 변화라는
질서에 순응하며
훌쩍,훌쩍 눈물을 흘리며
여름이 떠나 가고 있다..
배경음악;Guarda Che Luna (월광 야상곡) / Milv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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