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식/오늘

내 마음의 간이역

선하도영 2008. 3. 14. 12:11

 

 

내 마음의 간이역 /  이재현

 

Ce Train Qui S'en Va (기차는 떠나가고)/ Helene

 

 

호두나무가 서 있는 초원 위로
놓일 자리 잃은 쉼표 하나
내 마음의 간이역엔 복선은 없다

 


작은 기차가 한낮과 저녁나절
그렇게 하루 두 번을 정차 한다
그럴 때 마다 낯선 얼굴들이
또 그렇게 뿔뿔이 흩어져 간다
 


낡은 유리창이 있는 대합실로
언제부턴가 행색이 초라하고
등이 굽은 의자 하나 놓여있는데
아무도 찾지 않는 그 의자엔

어지간히 삶에 찌들었을 한 여인이
그 의자만을 고집하여 차지하는데



그저 진종일 부질없이 앉아서
오가는 사람들의 발자국을 걷어
툭툭 털어 보퉁이에 담고는
철 지난 바람처럼 나부끼곤 한다
 

그 무엇에 길든다는 건 아프다
기다림이 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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