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식/오늘

한해살이

선하도영 2008. 4. 19. 23:05

    목감기에 좋다 해서 하얀 목련 몇 송이 달여 먹고 목련화 차향에 젖는다 봄비에 겨워 떨어진 벚꽃 길 지나다 각질 비집고 눈뜬 초록 이파리 어깨에 앉은 몇 줌 우울을 털고 나지막한 산길 산행하다 뒤돌아보면 갈채같이 쏟아지는 선홍 철쭉 눈비 맞아 얼고 지친 몸으로 깨어난 눈물의 평화 지천으로 흐드러졌다 양지바른 언덕 무덤가 파란 잔디가 피어 영산강 천렵 즐기던 매형도 한해살이 들풀로 일어서신다 사무치던 그리움 이기고 오신 그분도 봄을 아실까 키 큰 목련 사이 상한 공기가 지나가고 괜한 서글픔에 비틀거리는 행인도 갈기진 거리 한 아름 봄볕 껴안고 투명한 창 열어 봄의 표적 쫓아 허둥대고 있다
              한해살이 /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