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배와찬송/편지지

가을엔 시집 가나봐요 / 하원택

선하도영 2009. 10. 16. 21:39
      가을엔 시집 가나봐요 / 하원택 9월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한가위가 다가오니 가을인가 봅니다. 들판의 이른 곡식은 별써 노란색 옷갈아입고 시집갈 새색시 모양으로 수줍은 고개 숙여 님 그리워 하고 있고요 텃밭의 고추는 붉은 색동에 파란 치마끈 하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어요 포도 과수원은 냄새만으로도 취할뜻 멋진 와인향기 처마끝 까지 날리고, 홍로의 붉은 사과는 이제 볼에 연지 그리기 시작했어요, 모두들 가을엔 시집 갈 모양입니다. 농부들 마음 장가가는 총각마냥 설레는 맘으로 추수 날 잡아 놓고 농기구 손보고 새색시 맞을 곡간도 정리 하고 온 동네 마음이 분주해서 가을 햇살도 아랑곳 하지 않고 들로 밭으로 바쁘게 쏘다님니다 얼굴은 검붉게 물들어도 마음은 보름달 모양 환합니다 모두들 가을엔 시집가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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