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이 오는 2월에...♣
밤새 가랑비가 나직한 목소리로 창문을 두드립니다. 봄이 오고 있다고...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불어 별빛들이 새파랗게 얼어붙은 하늘가에서 조금만 더 다가서라고 부릅니다. 봄바람이 불어 온다고...
긴 겨울잠에서 부시시 깨어나는 빈 나목들이 하얀 안개비속에서 작은 기지개를 켭니다. 봄맞이 준비를 하라고...
하지만 봄은 성큼 다가서지 못합니다. 물러나기 싫어서 안간힘을 쓰는 칼바람에 묻혀져서
우리들 따스한 입김으로 칼바람을 내쫓고 훈풍을 불러야 하나 봅니다.
어느새 화단가에 뾰죽히 입을 오무리며 밀고 올라오는 새싹들이 그들은 추운 겨울내내
우리들이 웅크러진 외투로 목덜미를 감싸며 떨고 있을때 봄을 준비했나 봅니다.
고운 초닷새 눈썹달 사이로 작은 새 한마리가 휘파람을 불고 지나간 뒤에 하늘은 말갛게 벗겨져서 차가운 바람은 여전히 잉잉대며 봄을 위협합니다.
입춘 추위...
봄이 옴을 알리는 입춘이 오늘인데 겨울은 차마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도사리고 있는지
바윗돌 사이로 조금은 흘러 내리던 얼음물이 다시 목소리를 죽이며
봄을 기다리나 봅니다.
하지만 아직은 안심하지 못하는거죠. 작년 3월에는 폭설이 내려 봄을 인정사정도 없이 매질하며 물러 갔으니까요.
그렇지만 봄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문턱 뒤에 숨어 있답니다.
그런 것처럼 새해의 희망도 우리들 가슴속에 품으며 조용히 행복과 사랑을 기다리는 겁니다.
우리 모두가 따사로운 가슴으로...
- 좋은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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