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삶의 이야기

러브스토리/안미숙

선하도영 2007. 7. 27. 17:05


              러브 스토리

                                              안미숙


             내 안의 뼈들이 풀처럼 누워버린 맨발에 이슬 묻히
          며 홀로 걸어가는 햇살 그리운 계절에서 하얀 꽃날개
          사이로 당신과 나, 인연이 되였지요


             웅크린 등줄기로 흐르는 눈감은 아픔에 뿌리내리며
          홀로 건너가는 심해 깊어지는 세월에서 한 그루 나무
          로 당신과 나, 만나는 날


             푸른빛으로 펼쳐놓은 그리움에서 끝내 성호를 긋고
          떨어진 감꽃으로 엮어만든 동그라미 속에서 햇살처럼
          미소짓고 있는 당신을 사랑하였지요


             언덕 위로 올려 놓은 풀꽃 반지의 약속이 스쳐가는
          곳마다 감사히 싹이돋는 나무의 우듬지에서 기도하는
          사랑을 위해 별 한 점 등불처럼 밝혀 두셨지요


             메마른 세상에서 귀를 적시는 이슬 같은 언어들 꽃
          날개로 올라간 밤하늘의 은하수에서 돛대도 없이 헤쳐
          가는 세월 앞에 기다리고 있는


             당신의 푸른빛 신전에서 아롱지는 오색 아름다운 계
          절을 돌아오는 길의 따스한 손에서 아아, 목이 긴 슬픔
          에 풀향기 전해주면


             별 밝은 하늘 아래 당신과 나의 사랑 물 위에 쓴 이
          름으로 동쪽에 떠오른 오리온과 백조로 빛나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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