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소식/오늘

가을 잎사귀 / 복효근

선하도영 2008. 10. 13. 07:25
      * 가을 잎사귀 / 복효근 귀 잎사귀라 했거니... 봄 새벽부터 가을 늦은 저녁까지를 선 채로 귀를 열고 들어왔나니 ..... 비바람에 귀싸대기 ... 얻어터져가며 세상의 소리 소문 다 들어왔나니 그리하여 저귀는 바야흐로 제 몸을 ... 심지삼아 불 밝힌 관음의 귀는 아닐까 이가을날 물이 드는 나무의 아래에 서면 발자국소리 하나... 관절꺾는 소리하나도 조신하여라 하나도 둘도 몇십도 몇백도 아닌 저 수천수 만의... 귀들이 경청하는 이 지상의 한때 그러니 가을 나무 아래서는 아직도 상기 핏빛으로 남은 그리움이랑 발설하지도 않한 채... 깊이 묻은 억울한 옛사랑이랑 죄다 일러 바쳐도 좋겠다 이윽고 다 듣고는 한잎한잎 제 귀를 내려놓는 나무 아래서 끝끝내 말하지 못한 심중의 한 마디까지... 다 들켜놓고는 이제 나도 말로써 하는 지상의 언어를 다 여의고 묵묵하게 ... 또 한 세상 기다리는 나무로 돌아가도 좋겠다 ..........

'오늘의 소식 > 오늘'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에 책임을 지자  (0) 2008.10.22
♡*아름다운 10월 되세요*♡  (0) 2008.10.14
가을 잎사귀 / 복효근  (0) 2008.10.13
남의 말에 흔들리지 말자  (0) 2008.10.10
맛있는 사랑 받아가세요  (0) 2008.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