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영상시

기다림 저만치서

선하도영 2009. 1. 7. 07:34

    
    기다림 저만치서 /초란 박 순 기 
    밤새 송이 눈 쌓인 
    초가 밑 
    산새 몇 마리 인적 드문 길 
    햇살 한 줌 퍼내고 
    잎새꽃 
    몽실히 피어 하얀 숲 되어 
    청 노루 
    뽀드득 첫 새벽 열면 
    삐걱 대문 열고 오시려나 
    여울져 
    고인 그리움 
    두 손 꼭 눌러 덮어도 
    손가락 사이 빠져나와 
    뽀얀 성애로 
    유리창 넘어 
    기웃거리다 
    먹먹해진 가슴 
    기다림 되어 
    처마끝 고두름 무늬 만들고 
    그대 창밖으로 
    씨룩씨룩 
    눈가루 바람에 쓸려 
    휑하니 떨어져 
    저만치 서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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