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영상시

그대에게 가을 편지를 / 동목 지소영

선하도영 2010. 10. 23. 13:30

그대에게 가을 편지를 / 동목 지소영
기다린다고 말하지 마세요
이미 우리는 
닿지 못하는 아픔을 알고 있거든요
눈물 흘리지 마세요
가을빛보다 더 서러울 우리는 아니잖아요
이 계절이 떠나면
둥글어지는 달만큼 
너그러워지기도 해야 해요
들국화를 보세요
나뭇잎을 보세요
그들의 순종이 아름답지 않나요
우리보다 더 짧은 삶일지라도
최고의 향기를 위해 서슴없이 죽기도 하는
                   폭풍우였던 시간
                   기쁨처럼 포장해도 
                   현실은 정직한 스승이어야 해요
                   실망은 잠시이지만 
                   희망은 모든 것을 이기거든요
                        낙엽을 떨어내는 숲을 바라보며 
                             그대에게 긴 편지를 씁니다
                                당신과 나의 가을보다
                                  더 혹독한 
                                  우리의 인연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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