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자작시
상처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 정창화 상처를 입은 젊은 독수리들이 벼랑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 때는 고독의 끝을 향해 더 높이 날아야만 했다 피투성이로 온 몸을 가눌 수 없어도 부리에 피가 맺히도록 남아 있는 깃털을 뽑아내며 고통 속에 스스로를 가둔다 고통은 인내를 인내는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상처를 길들이는 법을 익혀왔다 세월이 흐르고 사랑도 미움도 맑은 물방울이 되어 세상 속으로 굴러가는 법을 비로소 익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