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치유하는 춤 요가의 세계

마음을 치유하는 춤 요가의 세계

박태이 박태이춤명상연구소 소장



인도에서 춤을 만나다
7살 어린나이에 아버지라 부르던 존재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먼 길로 보냈다. 그때부터 죽음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 보려 안간힘 썼지만 삶은 더욱 허무하고 공허할 뿐이었다. 자살을 시도해 보기도 십수 번. 세상에 알려진 방법이란 방법은 다 동원하여 시도하여 보았지만 그마저도 마지막 순간의 망설임으로 매번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수없는 실패 끝에 급기야는 어차피 죽을 수도 없으니 이제는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 살아봐야겠다는 의지가 희미하게나마 느껴질 무렵 내게 남아 있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망가져 문드러진 몸뚱이와 각양각색의 이름을 지닌 질병들, 그것들이 전부였다. 그 중에서도 깊은 우울증은 순간순간 정말 내 자신을 송두리째 삼켜 버렸다. 살기 위해 도움을 찾아 나섰다. 대단하다는 신부, 목사, 스님 그리고 우울증에 특히 일가견이 있다는 의학박사들까지 정말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그래도 갈증은 풀어낼 수가 없었다. 근본적인 의문은 그렇게 풀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세월만 흘러갔다. 병만 더욱더 깊어져 갔다.
누군가가 이제 더 이상 삶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인도를 찾는다고 했던가? 더 이상 목숨을 이어 갈 수 없다고 느낄 때 인도로 떠난다고 했던가? 우연히, 정말 우연히도 인도로 가게 되었다. 아니 혼미해진 정신을 차려 보니 내가 인도에 있었다. 그리고 이미 명상이 내 안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아니 춤이 일어나고 있었다. 춤을 추고 명상을 하고 또 춤을 추고 명상을 하고...... . 그러길 몇 년 서광이 비치기 시작했다. 삶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 삶은 송두리째 변하기 시작했다. 아니 혁명이 일어났다. 혁명! 과연 그것은 혁명이었다. 과거 전체가 알알이 보석으로 변해 갔고 순간순간의 내 삶이 기적을 일으켰다. 신났다. 신비했다. 정말 신기루를 본 듯 휘황히 빛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난 다시 태어났다. 춤이 날 살아나게 한 것이다. 명상이 날 일으켜 세워 주었다.
내 몸에서 일어난 춤 그리고 요가는 누구한테 배운 것이 아니었다. 내 몸 스스로가 날 살려 내기 위해 밀어 낸 그 춤, 바로 그 요가 아사나들이 날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이다.
그러기를 몇 년, 벌써 4~5년째 난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다 죽어 가던 날 살려 낸 춤으로, 명상으로, 그리고 내 몸이 만들어 낸 요가 아사나들과 함께. 이제 다른 사람들도 합류하기 시작했고 전국을 돌며 수백 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전엔 단 한 번도 내가 이런 일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다. 인도에서 돌아와 이제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나 생각해 보니, 인도에 가기 전 정신없이 이곳저곳을 해매일 때 우울증 때문에 찾아간 정신병원 대기실에서 만나곤 하던 망연한 눈동자의 환자들이 뇌리를 스쳤다. 그들을 도와주고 싶었다. 정신병원 낮병원에서, 폐쇄병동에서, 알콜중독 전문병원에서 1년 넘게 그들을 만났다. 작은 힘이 되어 주기 위해 한 주도 거르지 않고 병원으로 꼬박꼬박 출근했다. 그리고 분명 그들에게 작은 힘이 되어 주기 시작했고 많은 이들이 춤, 춤 명상, 춤 요가에 다가서며 새로운 삶을 설계하기 시작했다.

우리 모두 건강해지는 그날까지
나는 세계 최초로 춤 요가(zendanceyoga)란 단어를 만들어 쓰기 시작하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그것을 소개하여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춤 요가로 많은 사람을 치유해 내고 있다. 4년이 넘게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다. 특히 지난 해에는 서초동에 연구소를 개원하여 본격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자신들의 치유를 위해 함께했다. 
40대 중반의 가정주부가 있다. 그녀는 남편과 헤어져 살기 시작하면서 삶의 방향을 잃어 버리고 우왕좌왕하다가 급기야 깊은 우울증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게다가 몸에 이상한 증세까지 나타났다. 주변에서는 무당을 찾아가 굿을 해야만 하는 신병이라고들 말하며 겁을 주었다.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몸에서는 신열이 더해 갔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이곳저곳 해결해 줄 만한 곳을 찾아 헤매이면서 이상한 곳까지 드나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더욱 곤경에 빠져들곤 했다. 날이 갈수록 증세는 심해지고 더불어 우울증도 깊어만 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춤 명상, 춤 요가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가 늘어 가고 몸에서 나타나는 이상한 현상들도 뚜렷하게 파악하게 되었고 몸에 대처하는 능력도 생기게 되어 모든 두려움이 말끔히 사라지고 건강해지기 시작하였다. 몸이 건강해지니 마음도 따라 밝아지고 모든 문제들이 말끔히 사라져 갔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자연으로 들어서는 문에 다가설 수 있도록 춤 요가(zendanceyoga)에 대한 책을 발간할 계획이다. 지금은 지난해 인도에 갔을 때 그곳에 모인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보였던 폭발적인 반응을 상기하며 영어로 웹사이트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쉽게 자신의 몸을 이해하고 몸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차려 몸이 가지고 있는 신비한 자연성을 회복함으로써 하루빨리 자연의 일부로 합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인간이 자연으로 회귀하여 지구 전체가 건강해지는 날을 희망하며 나는 오늘도 춤 명상, 춤 요가를 세상을 향해 띄우고 있다.




박태이 대학과 대학원에선 동양화를 공부했다. 유럽에서 삼 년을 더 공부한 뒤 인도에서 이 년 넘게 춤을 추었다. 현재 작품활동 중이며 다년간 전 유럽, 티베트, 동남아, 인도 등지를 여행하였다. 깊은 명상 체험 후 춤 명상과 춤 요가를 연구하여 정신세계원, 죽산 웃는돌명상센터, 일산 알콜중독전문병원. KARF. 박태이춤명상연구소에서 많은 프로그램을 연구, 진행하였다. 현재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춤 요가 전임강사, 불교문화센터 춤 요가 강사, 단국대학교 인간과학연구소 특별위원, 한국명상요가회 이사, 박태이춤명상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춤 명상이란 앞서 말한 명상 상태로 들어가는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춤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말한다. 인류는 원시시대부터 춤이란 것을 가까이하며 삶의 원천으로 사용해 왔다. 춤은 원래 우리의 삶이며 우리의 호흡이다. 춤은 자연스럽고 손쉽게 명상 상태로, 즉 자연으로 들어갈 수 있는 가장 멋진 문이다.
실행방법의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프로그램은 야외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다. 시작되는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특별한 각성 상태에서 흘러나오는 진행자의 나직하고 감미로운 내레이션으로 진행된다.

먼저 햇빛 아래로 걸어 나온다. 

1. 황토에 누워 몸 감각 익히기 20분

자연 상태로 돌아간다.
깊숙이 깊숙이
황토에 뒹굴고
바람결을 느끼며
자연과 동화되는 감각이 퇴화되어 버린 상태에서
우린 그렇게 자연 속에 우리의 몸을 마음껏 해방시켜 줌으로써
자연스러운 자연의 감각으로 열려 가는 몸을 느낀다.

어머니 같은 대지의 품에 안기어
하소연한다.
마음 속으로부터 솟아오르는 감정들을
우주 품에 안겨
어리광이라도 부리는 듯
칭얼대 보자.
이 대지는 우리의 근원이다.
속으로 파고들라!
편안하게 누워
아침에 잠에서 깨어날 때의 순간으로 돌아가
기지개를 켠다.
깊고 깊게 깨어 있는 의식으로 몸의 구석구석을 바라보며
느껴 보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눈을 감고 몸속으로 들어간다.
몸의 움직임의 흐름대로 내맡기며 그저 따라간다.
이때 일어나는 동작들은 그 순간 우리 몸이 가장 원하는 동작들일 것이다.
근육, 실핏줄 하나까지, 뼈 마디마디,
그리고 세포 하나하나까지 깊숙이 들여다보고 깊숙이 느낀다.

몸의 구석구석을 깨어 있음으로 바라보며
몸이 우리에게 알리는 메시지를 느끼고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몸에게 의지하고
몸을 확신하며
그렇게 우리 몸이 자연의 일부분임을
우리 몸은, 자연상태에서 우리에게 얼마나 아름다운 상태를 향하여
끊임없이 움직이는지 즉 자연치유력이 있는지를 알게 된다.
이때 만들어지는 몸동작들은 지금 순간 몸이 가장 원하는 상태이고
그렇게 몸은 남이 디자인해 준 요가 동작이 아닌
스스로에게 맞는 요가 동작들을 만들어 갈 것이다.

2. 의식적으로 미쳐 가기 10분

저 푸른 창공을 향해서
그동안 풀지 못한 한을 마음껏 풀어헤치자.
울고 소리 지르고
어머니에게 칭얼대고 어리광부리는 아이처럼
그렇게 매달리자.
우주의 품에
모든 것을 쏟아내 버리자.

평소에 느꼈던 미칠 것 같은 순간들을 기억하며
의식적으로 미쳐 간다.
소리 지르기
울분 터뜨리기
웃기
노래부리기
횡설수설하기
몸짓으로 마구 휘두르기 등
모든 방법을 모두 사용한다.

억압되어 있던 그래서 미쳐 가고 있는 자신을 모두 분출시켜
그것들로부터 탈출한다.
자기 자신을 가두고 있는 모든 미친 에너지들을 발산시켜
몸과 마음을 정화한다.

3. 스톱 15분

2스테이지에서 마음껏 휘두르는 미친 행위로부터 단절한다.
전적으로 스톱!
행위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
전적인 휴식에 들어간다.
자기 임의로 행하는 행위 전부를 멈춘다.
부드러운 음악 속에 그저 흐른다.
전적이고 총력을 다한 행위 후에 오는 완전한 이완을 경험한다.
그저 음악과 함께 흐름으로써 자연이 되어 간다.

우리 마음은 한없이 하던 행위를 계속하고 싶어 한다.
혹은 어떤 행위는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내면에 분열을 갖고 산다.
이 분열된 마음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행하는 방법이다.
하던 행위를 자신의 의지로 강하게 멈춤으로써
내면의 분열을 멈추게 한다.

4. 걷기 10분~15분

서서히 멈춤 상태에서 깨어나며
천천히 한 발 한 발 옮겨 걷는다.
눈은 가늘게 뜨고 45도 전면을 나지막이 응시하며
천천히 걷는다.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 느낌에만 의식을 둔다.
발바닥이 대지에 닿는 느낌을 황홀하게 감지하며
그렇게 그저 걷는다.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그저 걸음만 걷는다.
몸에 발바닥만 있는 것처럼
그밖의 몸의 기관들마저 모두가 사라져 버린 것처럼 그저 그렇게 걷는다.

천천히 걷는다. 숲속으로 난 오솔길로
들꽃들의 향기를 온몸으로 느끼며
맨발을 건드리는 풀포기를 느끼며
살랑이는 미풍을 온 가슴으로 받아 마시며
그렇게 텅 빈 자연이 되어 걷자.
천천히 천천히...
걸음이 되자. 그저 걷는다.
걷는 자는 사라지고 걸음만이 남는다.
모든 생각이 사라지고 그저 걸음만이 남아 있을 때
그때 우리는 명상상태에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쉬는 시간 걸음명상을 하며
화장실에 다녀올 사람들에게 기회를 준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머지 사람들은
음악이 흐르면 흘러나올 춤에 대하여 이해에 들어가는
준비 작업을 위한 전 단계이다.

5. 춤 명상 40분

음악이 흐르면 몸을 전적으로 내맡긴다.
세포 하나하나가 음악을 흠뻑 들이마시고
그 음악에 취해 동작이 되어 흘러나올 것이다.
그저 그 몸동작에 협조하라.

발에 느껴지는 황토의 대지와 바람 그리고 창공에 손벌려 살아 있는 나무가 되어
음률에 전신을 밀어넣고 바람에 전신을 밀어넣고
춤으로, 춤이 되어 가자.

춤추는 자는 사라지고 춤만이 남는다.
이때 춤은 명상이 된다.

춤추는 자가 춤을 출 때 그때는 그저 보건체조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음악 속에서 전적으로 춤이 될 때
그저 한 점 에너지로 흐를 때
내 몸은 어느덧 내가 원하는 자연스러운 상태를 찾아가고 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자연 치유력이 왕성하게 살아나
내 몸의 가장 안 좋은 부분들을 치유해 가기 시작한다.

6. 누워 바라보기 20분

황토 위에 누워라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대지의 품속으로 스미어 사라져라.

천천히 춤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눕는다.
마치 죽은 것처럼, 마치 존재하지도 않는 것처럼
완전한 휴식으로 빠져든다.
마치 어머니 품에 안긴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대지의 품에 푹 안기어 그저 자연과 하나가 된다.
그렇게 자연과 하나가 된다.
1시간 50분 동안 여러 행동들로 깨어난 몸과 마음을 지켜본다.

7. 몸 풀기 5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축복된 하루를 시작하는 환희로움으로
축제하듯 춤이 된다. 꽃비에 젖어들듯이...... .

8. 차와 나눔의 시간 30분

한덩어리가 된 에너지의 장에서
준비된 향그러운 차와 정겨운 만남을 갖는다.
말이 없으면 그저 침묵으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담소로
그렇게 두 시간여의 아름다운 체험들을 나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