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자작시
그대 문 앞에 서서 / 강해산 종일 기다리고 기다립니다. 열리지 않는 그대 문 앞에 서서 어제나 오늘이나 그리고 내일도 기다리고 서 있을지 모릅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굳게 성문처럼 닫힌 문을 바라보며 모진 비바람과 몰아치는 강풍으로 스스로 생채기를 내고 있지요. 열지 못하는 그대 심정을 어렴풋이나마 알 순 있답니다. 운명의 소용돌이가 이리도 질긴 엇갈린 인연으로 남을 줄 알았더라면 서로 문 앞에서 빗장을 어루만지며 끊어지지 않는 애를 태우고 있었을까요? 아니 그러진 않을 테지요. 내가 아직도 그대 문 앞에 서 있으니까요. 아, 그래도 그런 오랜 기다림으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지요. 그대 행복 한아름 받고 있습니다. 나 여태 그대 문 앞에 서서……. 내가 보고싶고 그리울 땐 그대가 알고 계시는 내가 있는 그 자리로 주저치 마시고 오세요. 그댈 위해 언제나 항상 그 자리에서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