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음악편지

행복한 지하철

선하도영 2007. 7. 19. 17:28

행복한 지하철 전철 한쪽에 쪼그려 앉은 아이들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그때 한 노신사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이들을 불렀다. “아가들아, 이리 와서 앉거라. 많이 피곤했던 모양이구나.” 아이들은 쪼르르 달려가, 노신사가 일어난 빈자리에 나란히 끼어 앉았다. 그때 아이들 엄마가 노신사를 향해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아니에요,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앉으셔야죠. 얘들아, 어서 일어나. 어서.” “놔두세요, 놔두세요. 저는 곧 내려야 하거든요.” “그래도 힘드신데….” 아이들 엄마는 머쓱해진 얼굴로 말했다. “늙은이 한 사람 대신 피곤한 두 아이가 앉았으면 됐지요.” “요즘 아이들은 저렇게 버릇이 없어요. 죄송해요, 할아버지.” 아이들 엄마는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원 별말씀을요. 이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양보하는 것도 가르칠 수 있잖아요. 말로만 사랑을 가르치면, 말로만 사랑하거든요." - 이철환(작가, <연탄길> 중에서) -

'문 학 > 음악편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맨발동지  (0) 2007.07.19
가족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아빠는 힘이 납니다  (0) 2007.07.19
현명한 사랑  (0) 2007.07.19
진정한 도움  (0) 2007.07.19
사랑은 한 폭의 그림  (0) 2007.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