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학/낭송시

한 송이 꽃을 보는 동안 - 풀잎 류상옥

선하도영 2007. 7. 24. 19:57
 

한 송이 꽃을 보는 동안 - 풀잎 류상옥 낭송 - 김혜영
한 송이 꽃을 보는 동안 갓 태어난 태양이 자라고 성숙하는 것을 보았네 어미의 붉은 젖꼭지에서 부터 하늘 너비만한 품을 오가며 웃고 또 웃는 빛투성이의 봉오리가 눈 앞에 출렁이는 것을 보았네 아비의 갈비뼈에서 뻗어나온 어미의 피가 아침노을로 산을 넘는 동안 땀방울로 키를 더하는 태양의 등뼈를 보았네 바다의 어족들이 바닷물을 등에 지고 태양 속으로 솟구치는 등뼈의 힘을 보면 아네 바늘귀만한 씨앗이 태양의 심장과 힘살로 자라 뼈를 움켜잡는 것을 보면 어미의 피가 붉었다는 것을 아네 태양의 입술이 붉은 것을 보면 아비의 갈비뼈가 눈물이었음을 아네 봄 부터 이슬비를 기다리며 뿌리를 적시는 일이나 폭우를 막으려 구멍난 심장을 들이대는 것을 보면 아비는 눈물이었음을 아네 한 송이 꽃을 가만히 보는 동안 태양이 흠뻑 붉어지는 것을 투명한 바람은 알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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